커피 수확 시기는 지역과 재배되는 커피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커피는 농작물이기 때문에 수확시기에 따라 그 맛이 다르며, 제철 생두일수록 더욱 신선합니다. 따라서 산지별 생산 시기를 알고 있으면 신선한 생두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산지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공을 마친 생두 샘플이 커핑과 디펙트, 스크린 사이즈 등으로 분류되는 데는 약 한 달이 소요됩니다. 이후 파치먼트(생두를 보호하는 딱딱한 껍질로 내과피라고도 한다) 상태로 일정 기간 창고에서 휴지기(가공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생두가 안정화되는 시기)를 갖습니다.
수출 계약이 체결되면 탈곡 과정을 거쳐 포장되어 한국에 도착하는데 대체로 약 1~2개월이 소요됩니. 결국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수확 후 짧게는 5~6개월, 길게는 7~8개월이 걸리는 셈입니다.
[수확 시기]
- 에티오피아 : 11~2월
- 케냐 : 10~3월
- 탄자니아 : 10~2월
- 과테말라 : 11~3월
- 코스타리카 : 11~3월
- 콜롬비아 : 10~3월
- 온두라스 : 10~2월
- 파나마 : 11~3월
- 브라질 : 5~8월
- 인도네시아 : 10~3월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아라비카는 로부스타에 비해 일반적으로 숙성 기간이 길기 때문에 아라비카 나무는 보통 1년에 한 번 수확됩니다.
- 아라비카 커피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 수확기는 종종 늦가을에서 이른 봄까지 일어납니다. 예외적으로 콜롬비아, 브라질처럼 일 년에 두 번 재배가 가능한 지역들이 있습니다.
동아프리카 : 수확 시기는 다를 수 있지만, 커피가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와 같은 나라에서는 주로 11월부터 2월까지 수확이 이루어집니다.
- 로부스타 커피
동남아시아 : 로부스타 커피가 흔히 재배되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에서는 수확기가 대체로 11월과 2월 사이에 해당합니다.
한 국가 또는 지역 내에서 특정한 미세 기후와 고도가 정확한 수확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또, 일부 커피 생산 지역은 두 번 수확이 가능하고 여기서 더 적은 양의 작물이 시즌 후반에 수확됩니다.
커피 맛의 절반은 좋은 생두를 고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두는 시간이 지나며 성분이 달라지기 때문에 향미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생두는 수확 후 거래되는 시기에 따라 ‘뉴 크롭(New Crop)’, ‘패스트 크롭(Past Crop)’, ‘올드 크롭(Old Crop)’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뉴 크롭(New Crop) : 수확한 지 1년 미만 된 생두로 신선한 풋내와 곡물 향, 과일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뉴 크롭에는 커피의 풍미를 형성하는 당질이나 클로로겐산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수분 함량이 11~12% 정도로 가장 신선한 상태입니다.
* 패스트 크롭(Past Crop) : 수확 후 1년 이상 2년 미만 된 생두로 풋내와 함께 매콤한 향이 납니다. 보관 상태에 따라 상태가 크게 변화하는 시기입니다. 보관 상태가 나쁘면 커피 본연의 향미가 많이 사라지며 커피에서 좋지 않은 향으로 분류되는 마른 지푸라기, 건초 향 등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수분 함량은 일반적으로 뉴 크롭보다 낮은 10~11% 정도입니다.
* 올드 크롭(Old Crop) : 수확 후 2년 이상 된 생두로 묵은 콩이라고 불립니다. 올드 크롭이 되면 생두의 색은 옅은 갈색을 띠고, 수분 함량은 9% 미만으로 떨어집니다. 이는 로스팅 시 열전달에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생두를 의도적으로 특정 환경에서 장기간 보관하여 개성 있는 커피가 탄생하기도 하는데, 그 예로 ‘몬순 커피’가 있습니다.
몬순 커피는 인도의 대표적인 커피로 가장 유명한 품목은 ‘몬순 말라바’입니다. 16세기 인도에서 재배된 커피는 유럽으로 도착하기까지 6개월이라는 긴 항해 기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몬순 계절풍의 영향으로 소금기의 습한 환경에 노출되었고, 이 생두는 건조 후 노란색이 띠며 진한 쓴맛과 독특한 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몬순 커피만의 스파이시함과 달콤함은 곧 유럽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이후 생두를 인위적으로 몬순 바람에 말리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이 커피만의 흙 내음과 나무뿌리 향, 초콜레티함을 찾는 수요는 진행 중입니다.
[포장 방법]
- 마대 : 생두 포장과 운송 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장법입니다. 보통 식물의 천연 섬유로 만든황마나 삼베를 재료로 제작됩니다. 재사용이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부의 수분이나 냄새를 막지 못하기 때문에 운송 중 커피가 변질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 그레인프로 : 마대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그레인프로 사(社)에서 개발한 곡물 포장용 비닐백입니다. 수분과 냄새를 막아주며,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여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습니다. 생두 보존 기간도 마대에 비해 훨씬 깁니다. 대부분의 스페셜티 커피는 생두를 이 그레인프로에 담은 뒤 마대에 한 번 더 포장해 배송합니다.
- 진공 포장 : 진공 포장은 수분, 냄새, 산소를 차단해 생두의 호흡을 크게 줄임으로써 생두의 노화를 막아줍니다. 또한 생두의 부피를 최소화해 주기 때문에 생두 운송 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죠.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용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주로 고급 스페셜티 커피 포장 시에 사용됩니다.
잘 포장되어 도착한 생두를 잘못 보관하여 품질이 변질된다면 정말 마음이 아프겠죠?
생두 보관 시에는 20℃ 이하의 서늘한 온도, 60% 미만의 습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보관하며, 벽에서는 20cm 정도로 띄워 놓고 바닥에 나무 등을 깔아 자루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