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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학

커피 로스팅(3)

by ZZINGZZING 2024. 1. 21.

[화학적 반응]

현재까지 커피에서 약 1000개가 넘는 화합물이 발견됨에 따라 커피의 화학적 구성에 대한 접근방식이 다양해졌고, 플레이버를 보다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산지나 품종, 프로세스 등에 따라 생두가 가지는 플레이버의 차이도 실은 화합물의 성분비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두의 화합물 성분비는 로스팅 프로파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히 생두를 높은 온도에서 로스팅하면 손실이 크고, 낮은 온도에서 로스팅하면 손실이 적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생두를 낮은 온도에서 오래 로스팅하면 상대적으로 로스팅 시간이 길어져 열분해가 더 오랫동안 진행되고, 그 결과 원두의 화합물 손실과 성분비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로스팅을 할 때 생기는 화학반응을 로스터가 임의로 바꿀 순 없지만 다양한 로스팅 프로파일을 시도해 보면 흐름을 조절할 수는 있다.
로스팅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시점은 생두의 색상 변화와 향, 소리 등으로 감지할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옐로우와 1차 크랙, 2차 크랙, 커피 오일이 있다.
로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화학반응에는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가 있으며, 로스터는 이러한 일련의 화학적 변화를 이해하고 적절히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화학적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향미]
* 너트 계열 : 구운 땅콩, 구운 아몬드
* 캐러멜 계열 : 벌꿀, 메이플 시럽
* 초콜릿 계열 : 바닐라 같은, 다크 초콜릿

- 마이야르 반응 : 마이야르 반응은 단백질의 구성단위인 아미노산과 환원당(포도당, 과당, 맥아당 등) 사이에 일어나는 화학반응으로, 열에 의해 수백 가지 방향족 화합물과 갈색 중합체인 멜라노이딘이 생성되는 과정이다. 로스팅을 거쳐 생두의 색상과 향이 변하는 것이 바로 마이야르 반응의 결과다.
마이야르 반응은 캐러멜화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비효소적 갈변반응(변다른 효소 활동 없이 식품 성분 간의 화학반응에 의해 표면이 갈색을 띠게 되는 현상)이며, 빈 온도가 154도에 도달했을 때 일어난다. 커피에서 느껴지는 슈가 브라우닝 계열의 곡물 향과 너트 향의 방향족 화합물도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다.
생두의 구성성분 중 하나인 탄수화물은 빈 온도가 150도 이상으로 오르면 가수분해(물 분자가 식품 성분과 결합하면서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단당류로 분해되는 현상)를 거쳐 다당류를 단당류로 분해하는데, 이때 생겨난 단당류는 마이야르 반응을 촉진시키며 멜라노이딘의 원활한 생성을 돕는다.

- 캐러멜화 : 또 다른 종류의 비효소적 갈변반응인 캐러멜화는 빈 온도가 160~200도가 됐을 때 휘발성 화합물이 배출되면서 캐러멜 향을 내는 것으로, 캐러멜화는 다당류 중 하나인 자당의 열분해를 통해 일어난다.
*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것을 이당류라고 하며, 무수히 많은 이당류가 하나로 엮인 것을 다당류라고 한다.)
로스팅 시 캐러멜화가 덜 진행되면 플레이버는 달콤하지만 아로마가 느껴지지 않고, 반대로 캐러멜화가 너무 많이 진행되면 단맛이 줄어들고 쓴맛이 강해지는 데 반해 아로마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캐러멜화의 결과 자당을 비롯한 산,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열분해가 가속화되고 이러한 성분이 모두 분해되면 원두 내부는 비어있는 상태가 된다.

- 카페인 : 카페인은 항균, 살균 작용을 하는 독소 물질로 커피나무가 수천 년 동안 야생에서 살아남은 방어 메커니즘으로 작동했다. 카페인의 쓴맛이 외부 공격으로부터 커피체리를 보호하여 곤충의 피해를 덜 입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로부스타의 카페인 함량은 아라비카보다 높은 편인데, 아라비카에 비해 재배 고도가 낮은 로부스타는 그만큼 자주 곤충들의 공격을 받아서 그만큼 더 많은 카페인을 만들어내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인간만이 유일하게 심리적인 자극과 안정을 위해 강력한 알칼로이드(식물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성분으로, 동물이 섭취할 경우 매우 독특하고 강력한 생리작용을 일으킨다. 알칼로이드는 한 가지 물질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다양한 화학물질을 광범위하게 일컫는 용어이며, 현재까지 250개가 넘게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분인 카페인을 애용한다. 카페인의 끓는점은 178도지만 로스팅에서는 그보다 더 높은 온도인 204도에서도 안정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증류에 의해 성분의 10% 정도만 손실되고 손실량도 무게 감소에 비해 적어서 로스팅 레벨과 무관하게 일정한 비율을 유지한다. 따라서 다크 로스팅을 한다고 카페인 함량이 더 높아지진 않는다.

- 트리고넬린 : 트리고넬린은 카페인과 같은 알칼로이드 성분으로 아라비카의 약 1%를 차지하며 로부스타는 이보다 적은 0.7%를 차지한다. 로스팅 시 빈 온도가 160도에 도달하면 트리고넬린이 분해되기 시작하고, 그 결과 라이트 로스팅은 30~60%, 미디엄 로스팅은 20~15%, 다크 로스팅은 10% 이하로 감소하게 된다.
트리고넬린은 방향족 화합물의 발달에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커피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달콤한 캐러멜과 흙 같은 아로마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 지질 : 아라비카의 15~17%, 로부스타의 10~11.5%를 차지하는 지질은 두 품종의 품질 차이를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커피의 방향족 화합물이 지용성이라는 점에서 지질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아로마의 상당 부분을 형성하는 지질은 로스팅하는 동안 열에 의해 변하지만, 높은 온도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성분비가 크게 변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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