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량 조절과 플레이버]
로스터들이 로스팅 프로파일을 구출할 때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바로 열량 조절이다. 열량 조절을 통해 열이 전달되는 패턴을 찾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플레이버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두는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열을 흡수하기도 하지만 방출하기도 한다. 이때 각 단계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빠르게 조절하느냐, 느리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어떤 플레이버는 강하게, 또 어떤 플레이버는 약하게 표현할 수 있다.
- 언더 디벨롭 : 1차 크랙이 시작되는 시점에 로스팅을 너무 적은 열량으로 진행할 경우 빈 온도가 에어 온도보다 높아지면서 1차 크랙이 일어나는 구간이 짧아지고 디벨롭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를 언더 디벨롭이라고 한다.
이렇게 빈 온도가 에어 온도를 상회하게 되면 열이 생두에서 공기로 전달되어 1차 크랙 이후에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산미를 강하고 단맛과 바디는 낮으며 밸런스와 복합성이 떨어진다. 경우에 따라 떫거나 덜 익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오버 디벨롭 : 1차 크랙이 끝나는 시점에 열량을 최대치로 공급한 경우 생두에 가해지는 물리적 압력이 크기 때문에 연소와 화학반응이 빠르게 일어난다. 아로마는 드라이 디스틸레이션 계열의 스모크 향과 탄 향이 지배적이며, 높은 단맛과 바디에 비해 산미와 복합성이 떨어지며 간혹 날카로운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디벨롭 구간이 짧은 데다 곧바로 2차 크랙이 진행되기 때문에 원두 표면이 타거나 칩핑 같은 로스팅 디펙트가 발생할 수 있다.
[로스팅 디펙트]
로스터는 로스팅에 앞서 각각 다른 생두를 어떻게 로스팅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생두에 가해지는 물리적 충격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화학반응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우선 경험을 통해 로스팅 프로세스에 대해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로스터든 경험치가 쌓이기 전까지는 많은 난관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의도와 다르게 로스팅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느리면, 혹은 로스팅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플레이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어 결과물이 일관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다음은 잘못된 로스팅으로 인한 로스팅 디펙트의 종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 잘못된 로스팅
> 티핑 : 시리얼 같은 / 비스킷 같은 / 상한 냄새
> 스코칭 : 누린내 / 숯내 / 탄내
> 베이크드 : 무미건조한 / 밋밋한 / 단조로운
- 스코칭 : 로스팅을 장시간 예열하거나 투입 온도가 일반적인 기준인 200℃보다 높은 상태에서 로스팅을 시작하면 강한 화력에 의해 드럼 내부의 금속 물질이 과열되어 생두와 접촉하는 부분에 너무 많은 열이 전달된다.
그 결과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기 전인 투입과 옐로우 사이에 원두 표면이 타거나 일부분이 검게 그을리게 되는데, 이를 스코칭이라고 한다. 드럼이 한 겹으로 되어있는 로스터나 버너가 드럼을 직접 가열하는 로스터일 경우, 혹은 드럼 용량에 비해 배치 사이즈가 적은 경우 스코칭이 나타나게 된다.
생두가 드럼 내에서 적절히 교반 되지 않은 경우에도 스코칭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 티핑 : 로스팅을 강한 화력으로 너무 빠르게 진행하면 생두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가 점점 커지면서 부피가 불규칙적으로 팽창하게 되고, 이에 따라 생두의 투과성(수분과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내보내는 성질)은 낮아지지만 압력은 급격하게 높아진다. 생두의 표면은 수분이 빠른 속도로 증발하면서 두께가 얇아지게 되는데, 이때 생두 내부의 증기압이 표면의 약한 지점을 통해 강하게 분출되면서 일부분이 타거나 구멍이 생기는 티핑이 발생하게 된다.
생두 끝부분에 있는 배아는 아주 얇은 세포막으로 감싸져 있어 열기에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로스팅을 하면 종종 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티핑과 전혀 다른 현상이다.
- 칩핑 : 로스팅 시 발열 구간인 1차 크랙과 2차 크랙 사이에 생두에 너무 많은 열량을 공급하면 2차 크랙에서 칩핑이 발생할 수 있다.
여러 겹의 세포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생두는 열이 모든 레이어를 통과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열을 가하면 오히려 생두가 열을 흡수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여 열이 다른 레이어로 전달되기도 전에 표면의 약한 지점이 타버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원두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연소가 일어나는 2차 크랙부터 표면의 원형 조각이 떨어져 나가게 되는데 이때 칩핑도 많이 나타나게 된다.
- 베이크드 : 로스팅 시 생두의 투입 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하거나 지나치게 적은 열량으로 로스팅을 시작할 경우, 투입부터 1차 크랙까지 열이 전달되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로스팅 시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고 생두의 색상 변화와 팽창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원두를 베이크드라고 하는데, 이렇게 20분 이상 장시간 로스팅한 원두는 탈수 현상 때문에 유기산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마이야르 반응이나 캐러멜화 같은 화학반응도 미미하게 일어나 플레이버가 생동감을 잃게 된다. 또한 생두 내부의 증기압이 낮아 1차 크랙이 원활하지 않고, 육안으로는 판별이 어려워 맛으로만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언더 : 1차 크랙에서 열량을 너무 적게 공급하여 생두 내부에서 열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경우, 혹은 원두를 1차 크랙 도중에 배출하여 디벨롭 구간이 지나치게 짧아진 경우 플레이버가 지대로 형성되지 않아 언더 같은 로스팅 디펙트가 발생할 수 있다.
언더는 대부분 표면이 밝으며 원두 내부와 외부의 색상 편차도 크다. 열량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피 팽창이 잘 일어나지 않고 원두의 밀도도 높은 편이다.
- 오버 : 생두를 너무 강한 화력으로 로스팅해서 표면이 타버리거나 색상이 지나치게 어두워진 경우, 혹은 2차 크랙 이후에 계속 로스팅을 진행해서 원두 표면의 커피 오일이 쉽게 발견되는 경우를 일컬어 오버라고 부른다.
오버는 원두의 일부가 타버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방향족 화합물이 적으며, 아로마와 플레이버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부피가 과도하게 팽창한 상태기 때문에 약한 충격에도 잘 깨지며, 무게 손실률도 20% 이상으로 상당히 높다. 원두의 색상은 외부보다 내부가 더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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